불붙는 여야 '혁신 경쟁'…1라운드 국민의힘 KO승?

입력 2023-12-16 08:59   수정 2023-12-16 09:00


내년 총선을 약 4개월 앞두고 여야의 '혁신 경쟁'이 본격 시작했다. 선거를 앞둔 정당의 혁신은 결국 '인적 쇄신'이다. 지금까지의 경쟁에서는 주류 희생을 감행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혁신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주류 희생 요구에 당사자들이 호응하지 않아 '혁신은 물 건너갔다'는 탄식이 나오는 상황에서 '핵심 중의 핵심' 장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국민의힘의 혁신 바통은 김기현 전 대표가 다음 날 이어받아 대표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로 윤심(윤 대통령 의중)과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온 두 핵심의 '2선 후퇴'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께서 보셨을 때 확실히 보수 여당이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느끼시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김장 연대'의 퇴장 이후 당내에서는 남아있는 친윤계 의원들, 김기현 전 대표 체제를 옹위했던 일부 초선 의원 등 여러 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여기서 혁신을 멈추면 안 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추가 인적 쇄신 필요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지만, 어쨌든 결국 이런 잡음이 나오는 것 자체가 혁신 경쟁에서 여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민주당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와 중진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기득권에 경고음을 울리며 지난 13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초선 이탄희·홍성국 의원이 당내 인적 쇄신론에 불씨를 댕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현재까지 민주당 주류에서는 불출마나 험지 출마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6월 3선의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역구를 서울 중·성동갑에서 '험지' 서초을로 옮긴 게 그나마 유일하다.

민주당 비주류는 여당에 상응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하지 못할 경우, 총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지난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쳇말로 (여당에) 선빵은 뺏겼기 때문에 국민께서 상응하는 인정을 해주시려면 더 세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 경쟁에서 여당이 선취점을 땄으니, 최소한 무승부라도 기대하려면 쇄신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은 지난 14일 이 대표, 당 지도부의 총사퇴 및 계파를 아우르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 지도부 체제를 전환하라는 강수를 뒀다. 이들은 "당 대표의 무죄를 믿고 싶지만, 많은 국민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어떻게든 리더십 리스크를 해결해 반드시 총선에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 준엄한 민심"이라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체제'를 지키려는 분위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 사퇴를 주장한 비주류를 향해 "('원칙과상식') 네 분의 뜻은 존중하지만 당내 다수의 뜻과 부합하는지는 모르겠다"며 "이재명 대표가 없는 총선을 치르자 이런 주장은 당내에 매우 소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자기로부터의 혁신이지 남에게 혁신을 강요하는 게 혁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5일 통화에서 '오늘까지를 여야의 혁신 경쟁 1라운드라고 했을 때 어느 당이 승리한 것으로 보이냐'는 물음에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이다. 민주당은 아직 바뀐 게 전혀 없다"며 "앞으로의 혁신은 국민한테 와닿아야 한다. '공천 개혁' 이런 것보다도 국회의원 월급을 반으로 깎겠다든지, 국회의원의 모든 특권을 포기하겠다든지, 이런 혁신안을 누가 먼저 갖고 나오냐에 따라 혁신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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